댕댕이와 나의 시간들 (7) 썸네일형 리스트형 거제 매미성 산책 성벽 따라 바닷길을 걷는 풍경이 너무 평화로웠다.햇빛은 따갑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기분을 식혀주던 순간.저 멀리 사람들이 조용히 바다를 즐기고 있는 모습까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드디어 도착한 매미성‘매미성’은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어느 주민이스스로 다시는 무너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쌓기 시작한 성벽이다.누군가의 아픔과 회복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이곳은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마음에 오래 남는 풍경이 되었다.흔들린 자리 위에 스스로를 다시 세운 그 용기가오늘 나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던 순간.성 위로 올라오니 나무 그늘 아래서 바다가 더 시원하게 보였다.저 멀리 작은 섬 하나가 눈앞에 둥둥.잠깐 멈춰서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 시간이, 여행의 핵심 같았다.바다색이 에메랄드빛.맑은.. 나의 겸둥이와 포동이의 조용한 만남 어느 날,따뜻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였어.나는 댕댕이와 함께 동네 구석구석을 산책하다가조용하고 아담한 카페에 들어가게 됐지.그리고 그곳에서포동포동 복슬복슬한 흰둥이를 만났어.이름은 몰랐지만…그날 나는 그 아이를 ‘포동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우리집겸댕이와 또 다른 매력의 부드러운 털,그리고 살짝 졸린 듯한 눈빛이 너무 귀여웠거든.처음 만난 포동이와 겸댕인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서로를 유심히 바라봤어.하지만 신기하게도가까이 다가가진 않았어.어쩐지 둘 다“내가 먼저 다가가도 될까?” 하고눈치만 보는 모습이었거든.겸댕인 살짝 다가서다다시 퐁 하고 앉아버리고,포동이는 그걸 멀리서 지켜보다앞발을 앞으로 뻗고 엎드려서슬쩍 울댕댕일 바라보더라.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조용한지,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 [우리집 베들컷 디자이너] 따뜻한 손길의 남자친구 화장실 바닥에 털이 수북히 쌓여가던 저녁.우리 집 작은 미용실이 열렸다.오늘은 강아지 미용 예약일도 아니고, 특별한 날도 아니었지만남자친구는 유튜브를 켜고 정성스럽게 털을 다듬기 시작했다.거실이 아닌, 욕실에서. 바리깡과 가위 한 자루로.“베들링턴테리어 미용은 생각보다 어렵네…”낯설지만 집중한 눈빛.그 와중에도 강아지를 불안하게 하지 않으려조심스럽게 쓰다듬고, 말을 걸고, 눈을 마주친다.가끔은 다정하다는 말도 아깝게 느껴질 만큼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내가 아끼는 존재를 함께 아껴주는 이 마음이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고개를 숙이고 털을 자르는 그의 손길을 보며,‘아, 이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다’조용히 그렇게 생각했다.오늘도 우리 집엔사랑이 조용히 자라고 있다.가위 소리 속에서, 따뜻한.. 여행길, 조용한 뒷좌석의 따뜻함 여행을 준비할 때가장 먼저 챙기는 건 너야.작은 가방 안에 물그릇, 간식, 그리고 카시트용 안전벨트까지.너가 어디에 가든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하나하나 넣다 보면, 어느새 내 짐보다 네 짐이 더 많아져.그게 또 참 기분 좋은 준비지. 차에 타면 한마디도 하지 않아.흥분해서 짖거나 뛰어다니는 일도 없이그저 조용히, 아주 조용히뒷좌석에 앉아 우리를 바라보며 기다려줘.목적지가 어디든, 언제 도착하든넌 늘 같은 자세로 기다려.가끔은 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내가 백미러로 쓱 보면,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어.그 눈빛이 너무 따뜻해서가슴 한켠이 자꾸 뭉클해져.사람들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를풍경이나 음식, 낯선 설렘이라고 말하지만내 여행의 가장 따뜻한 부분은 너야.너와 함께하는 여행은조용하지만 단단한 행복이 깃든.. 『댕댕이와 바다에서 놀던 날』 여행지의 바닷바람은 조금 서툴고,댕댕이의 발에는 낯선 모래알들이 스며들었다파도가 몰려오면 깜짝 놀라 도망치고,사라지면 다시 용기내 다가가 킁킁거리던 댕댕이그 작고 하얀 발바닥이마치 처음 세상을 만져보는 것처럼 조심스럽고,때론 장난꾸러기처럼 엉뚱해서나는 숨죽여 웃다가,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순간이 지나가버렸다.울댕댕이는 물을 무서워한다 .목욕할 때마다 도망치고, 욕실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아이.그런 댕댕이가…바닷가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파도가 밀려오면 깜짝 놀라 도망가고,물결이 사라지면 다시 용기 내 다가가서 킁킁, 바닷내음에 코를 묻는 모습.나는 그 조그만 용기가어찌나 신기하고 귀엽던지.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그 순간의 댕댕이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존재.. 댕댕이의 응가 사건, 그 속마음은…? 오늘도 따스한 햇살 속에서나의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가, 어김없이 응가 타임이 찾아왔다.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휴지로 감싸고,비닐봉투에 조심스레 담아 마무리했다.“엄마가 깨끗하게 치워줄게.”나는 반려견에게 이렇게 속으로 말하며마음 깊이 흐뭇함을 느낀다.‘ 내가 응가도 정성껏 치워주는 걸 보며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있겠지?’하고, 나만의 해석으로 뿌듯해지는 순간.하지만…그날 반려견의 표정은 달랐다.정말 진심 100%인 눈빛으로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윽… 엄마는 왜 내 똥을 자꾸 가져가지…?더럽게… 왜 이렇게 소중히 챙기는 거지…?”나는 웃음이 터졌다.맞아, 생각해보면 반려견 입장에선 정말 궁금할지도 몰라.응가를 하고 나면 엄마가 꼭 챙겨가니까 말이지.아가, 오해 마~그건 사랑이야.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 “매일 아침, 나를 깨우는 작은 기적 반려견의 인사” 오늘 아침도사랑스러운 울 댕댕이가 먼저 다가와작은 앞발로 내 손을 툭툭 치며 깨워줬어요.“우리 아가 잘 잤어요?”나직하게 속삭이며 쓰담쓰담 해주면,반려견은 살짝 눈을 가늘게 감고 더 다가와요.그러곤 쪼르르 밥그릇 있는 곳으로 달려가코로 한 번 킁킁 밥그릇을 확인한 다음—다시 나를 빤히 쳐다봐요.“나 배고파요. 밥 주세요.”그런 눈빛으로 말이에요.이 작은 아침 루틴이매일을 따뜻하게 시작하게 해줘요.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그 안에 있는 우리만의 언어, 리듬, 사랑이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반려견과 함께하는 순간마다 느껴요.오늘 아침도, 나를 깨워줘서 행복한 하루에요!우리의 이 조용하고 따뜻한 시작이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햇살이 되기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