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의 바닷바람은 조금 서툴고,
댕댕이의 발에는 낯선 모래알들이 스며들었다
파도가 몰려오면 깜짝 놀라 도망치고,
사라지면 다시 용기내 다가가 킁킁거리던 댕댕이

그 작고 하얀 발바닥이
마치 처음 세상을 만져보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때론 장난꾸러기처럼 엉뚱해서
나는 숨죽여 웃다가,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순간이 지나가버렸다.
울댕댕이는 물을 무서워한다 .
목욕할 때마다 도망치고, 욕실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아이.
그런 댕댕이가…
바닷가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파도가 밀려오면 깜짝 놀라 도망가고,
물결이 사라지면 다시 용기 내 다가가서 킁킁, 바닷내음에 코를 묻는 모습.
나는 그 조그만 용기가
어찌나 신기하고 귀엽던지.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그 순간의 댕댕이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늘 그렇듯,
나의반려견은 나에게 또 하나의 따뜻한 장면을 선물해줬다.
물가를 무서워하던 아이가
파도와 친구가 되던 날—
그날의 바람, 그날의 물결, 그날의 마음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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