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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반짝이는 솜별이/-꿈일기

[꿈일기 = 꿈속의 나, 마음을 기록하다]

어젯밤,
나는 꿈을 꿨고,
그 꿈 안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났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하얀 일기장을 펴놓고
조용히 펜을 들고 있었다.


나는 내 꿈 이야기를
그 안에 또박또박 적고 있었다.
한 장, 두 장…
어딘가 허공에 떠 있는 장면 같았지만,
그 순간의 나는 진지했고,
어쩐지 마음이 차분했다.

“잊고 싶지 않아서요.”
누가 물었다면, 그렇게 대답했을지도 모르겠다.

감정들이 자주 넘쳐흐르는 요즘,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마음들을 기록하고 있었던 걸까.
꿈속에서조차 마음을 다잡고 있는 나를 보고
살짝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쪽이 따뜻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그저 흘려보냈을 감정들인데,
지금은 붙잡아서 바라보고,
가끔은 글로 정리도 하게 된다.

그건 어쩌면
내가 나를 정말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다는 증거일지도.

눈을 떠서 생각했다.
아, 나는 지금
내 마음의 기록자가 되어가고 있구나.

꿈속에서도 나는,
나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