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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일째 함께 걷는 날💕 – 우리가 함께한 1198일, 3년 3개월의 이야기 –어느새 1198일.날짜로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하루하루는서툴렀고, 따뜻했고, 때로는 흔들렸다.첫 해의 우리는 ‘낯섦‘속의 호기심이었다.봄날, 처음 마주했을 때솔직히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다.조심스러운 말투, 어색한 손짓,괜히 장난처럼 튕기고 밀당하고,지금 생각하면 참 풋풋하고 귀여운 시절이다.그땐 모든 게 새로웠다.같이 먹는 밥 한 끼,서툰 데이트,조금씩 맞춰가는 속도.하지만 여름이 되자,조금씩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다른 생활 리듬, 다른 말투, 다른 감정 표현 방식.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분명했지만,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몇 번의 큰 말다툼도 있었다.그 사람은 침묵하는 편이었고,나는 그 침묵이 무서웠다.어떻게든 알아내고 싶었고,때론 ..
한 마리 나비에 깃든 그리움 수영장에 가는 길,그 길은 내게 단순한 산책로 이상이다.언덕을 따라 이어지는 풀숲, 잔디, 돌담, 그리고 조용한 바람.그 길을 따라 걸을 때면늘 마주치는 존재가 있다.작고 하얀 나비 한 마리.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갔다.그러다 어느 날, 이상하게 느껴졌다.늘 같은 자리에… 늘 같은 방식으로…내 앞을 날아다니고 있었다.조금 멈춰서 바라보게 됐고,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몇년전 돌아가신 우리고모.내 고모는 나를 늘 “공주”라 불렀다.예쁘다고, 착하다고, 잘한다고.내가 뭘 하든 늘 잘했다고 말해주던 사람.어렸을 때부터 고모는내 존재 자체를 칭찬으로 감싸주던 사람이었다.살아 있을 때도,내가 어딘가에서 작게 숨만 쉬고 있어도“우리 공주,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예쁘다”고 하던 사람.그 고모가..
🌿 베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내가 잘된다면, 꼭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다.”예전엔 나를 지키기 바빴고, 내 앞가림도 벅찼다.세상에 무심했고, 때로는 원망도 많았다.근데 지금은 다르다.어떤 여유가 마음에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고내가 잘되면, 그걸 나 혼자만 가지는 게 아니라조금이라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하는 데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자란다.이 마음이 들면서 문득 알게 됐다.아, 내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베풀 수 있는 건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마음에 여백이 생겨서라는 걸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예전엔 성공은 나를 위해서만 필요했는데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잘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어느 날 무심코 떠오른 이 마음이,내 삶의 방향을 조용히 바꾸고 있는지도 모르..
‘붉은 노을을 닮은 우리의 하루’ 토요일 아침,어제 술 한잔의 여운에 살짝 지친 몸을 이끌고수영장 물속을 천천히 헤엄치며 내 몸과 마음을 깨운다.수영을 마치고 돌아온 집,오늘은 내가 남친을 위해 참치 샌드위치를 만든다.부드러운 우유식빵에 녹아내리는 치즈,참치토마토소스 한데 어우러진 토스트 한입에간단한 점심을 해결하고..든든히 먹고 둘이 나란히 낮잠을 자다 눈을 뜨니밖엔 슬슬 해가 기울고 있었다.댕댕이와 함께 조용히 동네를 산책하고,카페에서 스무디 하나씩 손에 들고,오늘 저녁 메뉴에 대해 소소한 실랑이를 벌인다.결국 떡볶이로 결정.마트에서 어묵이랑 떡을 사서 나오는 길,붉게 물든 하늘이 도시 위로 번지고 있었다.전깃줄 너머로 보이던 노을은,참 예쁘게도 우리의 평범한 하루를 감싸주었다.떡볶이를 만들고(남친이만든 신전떡볶이 스타일 진짜 신전..
🌙꿈일기 : 나를 찾아온 편지 며칠 만에 다시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길.익숙한 복도, 서툴지만 설레는 발걸음.그리고 내 자리에 놓여 있던 한 장의 편지.“보고 싶었어. 왜 연락이 없었어…”그 편지는, 내게 마음을 주고 있던 누군가의 진심이었다.나는 조금 늦게야 답장을 보냈고,그 아이는 내가 연락이 없었다는 이유로 서운해하며 삐져 있었다.그 감정이 너무 진해 꿈속에서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언제 끝나?”나는 그 아이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을 물었고,그 시간이 되면 우리 집에서 만나자고,내 공간에서 조용히 둘이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가방 속을 뒤적이며 열쇠를 찾고,버스정류장에 서서 콜택시를 기다리던 그 순간.현실의 새벽 햇살에 눈을 떴다.사실 나는, 누군가가나를 기다려주고, 생각해주고,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왔던 것 같다.그리고 그런 ..
다트,홀덤 연애 하루기록 어제는 조금 특별했다.남친이 내게 탈모 샴푸랑 예쁜 티셔츠를 사줬다.“이거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말은 무뚝뚝했지만, 그 안에 담긴 다정함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그리고 밤, 나는 다트+홀덤 빠에 입장했다.상대는 4명.카드는 쓱쓱, 내 손은 착착.딱 봐도 나는 ‘오늘 이길 사람’ 같은 기운이었다.결과?내가 다 올인시켰다.정확히 말하자면… 다 털었다.가게 사장님이 꾼이라고 의심할정도였으니 ㅎㅎ그렇게 딴 돈은 어떻게 했냐고?그냥 남친 손에 툭…“이거, 다트비용 다 보태랑 기분이다."남친은 웃지도 않고 조용히 쳐다봤다.근데 그 눈빛, 웃고 있었다!사랑은 감성이고, 연애는 때때로 전략이래서 우리가 팀이다!우리는 그렇게샴푸 향나는 하루,그리고 카드 뒤집는 손맛 가득한 하루를서로의 방식으로 건네며 살고 있..
남친 회썰기 클래스:급냉 무늬오징어 차린 바다 밥상 바다 여행 돌아온 일주일 후 주말 남친이 말없이 준비해준 무늬오징어 요리 급냉으로 주문한 오징어를 해동해 직접 회를 떠줬다.그 순간, 주방이 바다 향으로 가득 찼다.바다에서 건너온, 무늬오징어급냉 무늬오징어는 선도가 아주 좋아 보였다.껍질을 벗기고 다듬자, 오징어 특유의 하얗고 단단한 살이 눈에 띄었다.도마 위에서 반짝이는 오징어를 조심스레 손질하는 남자친구의 손끝엔 정성이 가득했다.남자친구는 유투브보면서 배운 지식과 손의 감각으로 무늬오징어를 정성껏 썰었다.두툼하면서도 일정한 두께의 회 한 점 한 점이 접시 위에 정갈하게 놓였다.무언가를 해줄 때 말없이 집중하는 남친의모습이 참 좋았다.도마 소리와 함께 주방 가득 바다의 느낌이 퍼졌다.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이래서 무늬오징어 무늬오징어 하나보다’ ..
[꿈일기~ 꿈이 전달한 작은 신호 ] 연인과 함께 있는 평화로운 자리였다.처음엔 웃음도 있었고, 서로의 온기도 느껴졌다.하지만 어느 순간,내 옆에 있던 그 사람에게다른 여자가 다가와 자신의 매력을 대놓고 드러내며지나친 스킨십을 요청했다.그 모습이 당황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지만,나는 조용히 말렸다.그 사람이 상처받지 않게,그리고 나도 내 감정을 억누른 채로부드럽게 그 상황을 막으려 했다.그런데도그는 망설임 없이,그 여자의 요청을 들어주는 쪽을 택했다.그 순간,내 말은 무시당했고나는 괜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나는 마음속으로 여러 감정을 삼키다가결국 아무 말 없이짐을 싸듯 그 자리를 조용히 떠나버렸다.그 이후로 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깨어난 뒤에도 한참을 먹먹했다.‘지금 나를 조금만 더 들여다봐줬으면 좋겠는데…’그 바램이 꿈속에서..